부양의무제에 막혀 정작 꼭 필요한 사람이 기초수급자에 선정되지 못해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는데요. 앞으로 단계적으로 폐지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부양할 가족이 있으면 아무리 가난해도 기초수급대상에서 제외됐었는데요. 정부에서는 이 부양의무제가 빈곤의 악순환을 부른다면서, 올해 11월 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우선적으로 노인이 노인을, 혹은 노인이 중증장애인을 부양하는 저소득층에게는 부양의무제를 적용하지 않고 기초생활급여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부양의무제란 빈민 등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려면 부모, 가족 등 '부양의무자'가 소득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제도였습니다. 예를 들어 노부모가 근로 무능력자인데 자식들이 따로 살고 소득이 높으면 탈락이 됩니다.


또 노부모가 근로 무능력인데 자식이 같이 살고 소득이 없으나 근로능력이 있으면 탈락이 됩니다. 그런데 부양의무제가 폐지가 될 경우, 자식들의 소득하고 상관없고 수급신청인 당사자가 근로 무능력으로 인정되면 됩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생활고에 시달려도 부모나 자식 중 누구라도 재산이 있거나 일을 하게 되면 정부로서 생계비나 의료비, 교육비 등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활고를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부모 봉양이 당연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자식들도 교육비와 주거비 등으로 제 앞가림을 못하는 이들도 많은데 노인들이 수급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식이 부모를 방임한다는 사실을 재판으로 증명 해야합니다. 또한 수급자가 되기 위해 자식들을 패륜아로 만드는 일이 되기 때문에 노인들은 가난을 떠안고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부양의무제에 대한 폐단때문에 지난 대선때도 부양의무제폐지 공약을 내건 후보자가 많았었는데요. 24일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취임한 박능후 장관은 취임식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아동수당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년 전 송파 세 모녀 사건도 결국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기초생활급여도 못받고 어머니와 두 딸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이 사건 이후 부양의무제폐지를 해야한다는 소리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조건이 완화돼도 기초수급 자격이 안 되는 빈곤층은 여전히 110만명을 넘을 전망이라고 합니다.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신청했지만 연락이 끊긴 자녀들에게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거부를 당합니다. 이처럼 사가지대에 막혀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정부에서는 부양의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대상을 앞으로도 계속 늘려 가겠다고 밝혔습니다.